주말이 오면

정신없이 일주일이 지나고 주말이 왔다.
잠들기 전부터 '주말이 오면'이라며 얼추 계획했던것들을 실천하려한다.
[주말이 오면]이라면서 생각해둔 것들은 단순하지만 끝내지 못하는 인생의 과제같다.
<월요일>
나 : 주말이오면 평일에 복습하지 않은 것들을 공부하자.
<화요일>
나 : 주말이오면 평일에 복습하지 않은 것들을 공부하고, 지금 생각해둔 것들을 글로 적어보자.
<수요일>
나 : 후...지금은 졸려서 너무 하기 힘드니까..주말에 하자...
이렇게 평일은 주말을 보내는 나에게 숙제를 던지는 날들이다.
정작 주말이 되면 놀고 싶은 마음에 계획은 뒷전이된다.

원주에서 서울을 온지도 2년이 넘었다.
서울과 원주가 다르면 얼마나 다르겠냐는 생각으로 오게된 서울은 내 예상과 달랐다.
원주보다 이곳이 더 낫다는 것이 아니다.
인구는 당연히 많다. 많아도 너무 많다. 정말 다른것이 하나있다면 한적한 카페를 찾기 어렵다는 것.
사람이 없는 조용한 카페를 찾는 것은 서울에서 정말 어려운 일이다.
내 자신도 스스로가 이해되지 않을때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조용한 카페를 가기 위해 고속버스를 타고 떠나는 것이다.
조용한 곳에 도착해서 뭐 얼마나 대단한걸 하겠다고 가는건지 이해가 되지않는다.
막상 도착하면 책한권을 완독한다거나 글을 매우 잘쓰게 되는것이나 엄청난 결과물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나와 같은 사람들이 있을지 궁금하다...ㅎ

요즘 중랑천을 걸으며 산책을하는것이 유일한 낙인데 성동교를 지나 오분정도 걸으면 벤치에 앉아 바느질을
하고 계시는 할아버지를 볼 수 있다. 그런데 지나온 평일에는 할아버지를 보지 못했다.
고개를 반쯤 숙인채 바느질을 하고 계시는 그분의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되었다.
그리고 언젠가는 먼저 말을 건네고 싶다라는 욕심이 생긴다.
그렇게 가방안에 과자나 젤리, 바나나를 들고 다니며 그분을 만나면 드려야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나온 평일은 뵙지를 못해 드릴수가없었다.
아주 사소하지만 집에 돌아오는 길을 행복하게 만들어주신그분에게 늘 감사하다.